코넬 대학원의 좋은 점+나쁜점 neutral

입학 허가 혹은 퇴짜 통지가 날라다니고 있는 씨즌이다.
입학허가를 받은 곳 중에 코넬 혹은 메릴랜드가 있을 경우, 종종 아시는 분이 물어오신다. "사는게 어떠한가요?"
그 분들 한분 한분마다 customize된 답변을 해드리고 싶지만, 
시간 관계상 대단히 개괄적이고 도식적인 설명을 한번 써보려 한다.
일단 코넬부터..

코넬의 좋은 점

네임 벨류가 있다. 한국으로 돌아갈 마련이면, 간판 효과.. 참으로 훌륭하다. "석/박사 어디서 하셨어요?" "코넬..아이비리그 중 하나죠" 하면 다 KO된다. 그런데, 코넬에서 내가 알게된 또 하나의 네임벨류 효과가 있다. 졸업생들이 본교에 대한 애정이 지극하기 때문에, 후배 양성에 굉장히 열성이고 단결의식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한국 대학에 비교하면, 연세대 혹은 서강대 졸업생들의 끈끈함이 코넬 졸업생들 사이에서 발견된다고나 할까? 학풍이 그러할 뿐더러, 시골깡촌에서 서로 고생한 사이라고 생각해서 동병상련의 정마저 가미되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내가 코넬에 오고 나서 컨퍼런스나 워크샵 등에 가서 코넬 졸업생들이 나를 끔찍이도 챙겨줄려고 해서 "아아아 이런 한국식 챙기기가 있었다니?"하고 놀라곤 한다.  

코넬이 사립학교인데서 오는 이점도 상당하다. 자기 돈을 내고 다니는 학부생들에게 사립학교는 등록금이 두배나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만약 학교에서 tuition remission을 받고 research assistant로 돈을 받으며 석/박사를 하는 대학원생들에게는 이는 대단한 장점이다. (메릴랜드는 공립학교라서 나는 그 대조를 더욱 현격하게 체감하고 있다.) 학부 과정이 수업을 듣고 그것을 얼마나 빨리 효과해내느냐를 배우는 과정이라면, 대학원 과정은 도처에 산재해있는 resource를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수집해 내어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연결 고리를 찾아내어 논문을 쓰는 과정이다. 이때 학교가 돈이 많아서 digital library라던지, 실험 기기라던지 resource가 풍부한 학교라면 같은 시간내에 새로운 정보를 더 빨리 엮어낼 수가 있다. 만약 내 연구에 핵심적인 연결 고리를 학교에서 공급해줄 수 없다면, 그 resource를 얻어내기 위한 시간을 추가로 투자해야 하는데, 사실 이 과정이 만만치가 않다. 내 경우 예를 들어보자면, 컴싸이 연구에는 학교에서 얼마나 많은 디지털 라이브러리에 구독을 하고 있고, 학과에서 얼마나 많은 소프트웨어 라이센스를 구입하고 있는지가 연구 효율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코넬에 오고 나니 내가 이전에 공짜로 볼 수 없었던 특이 IEEE학회 전자논문들을 너무 간편하게 볼 수가 있고, 내가 필요한 이상 잡다한 라이브러리(예를 들면 matlab등등) 들 패키지 라이센스를 학과 차원에서 이미 다 구비하고 있더군. 이로인한 연구의 효율성은 말로 다 표현하기가 어렵다. 

코넬의 나쁜 점

코넬은 이타카라는 뉴욕 주 한가운데 있는 도시 (이전에 쓴글) 에 있다. 최소 5시간은 운전을 해야 대도시에 도착할 수 있는 도시이기에 서울같은 도시 라이푸를 즐기던 사람이라면 무료하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심심한 천국이기에 혈기가 왕성한 학부생들은 스트레스를 마땅히 풀 데가 없어서 다리에서 뛰어내리는 둥, 미치려 하기도 하지만, 에너지를 한 곳에 집중해야 하는 대학원생들에게는 일 효율은 좋은 곳이라고 하겠다. 내가 메릴랜드에 있을 때는, 디씨에 이벤트가 너무 많아서 주말마다 쫓아다니느라 일을 거의 안했는데, 코넬에서는 주말마다 주중에 한 일의 두배의 일을 해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아닌게 아니라, 내가 메릴랜드 다닐 때 혹자들이 "거긴 파티 학교라서 학생들이 공부를 안 한다면서요?" 하는 비꼬는 평들을 들은 적이 있다. 메릴랜드에 있을 때는 그게 뭔 소리인 줄 몰랐는데, 요즘은 이해가 되려 한다. 실제로 메릴랜드 컴싸이 학생들은 대게 6~7년에 걸쳐서 박사과정을 마무리하는데, 코넬 학생들은 5~6년만에 졸업을 하더라. 메릴랜드 컴싸이나 코넬 컴싸이나 사실 학교 순위로만 보면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데, 졸업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차이가 나는 것은 아마도 집중의 차이가 게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실 굉장히 다양한 이유를 나열할 수 있지만 그건 나중에)

한국 이성과 연애하기에는 쥐약인 도시..가 코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도시가 작다보니 한인 학생 커뮤니티도 소규모이다. 그마만큼 선택의 폭도 좁을 수 밖에 없다. 유학생 사회처럼 소문이 잘 만들어지고 그 전파력이 강력한 곳에서는 두 선남선녀가 옷깃만 스치고 눈빛만 잠시 교환해도 캠퍼스 반대편에서는 그 둘이 벌서 사귀었다 깨졌네, 싸웠네 소문이 떠돌기에, 싱글 유학생들은 대게 유학생 커뮤니티가 아닌 다른 한인 커뮤니티에서 짝을 찾으려 하는데, 한인 커뮤니티의 주축이 유학생이라는 사실과 그 커뮤니티가작고 몇개 없다는 사실은 그만큼 한국 이성과 만나는 것이 조심스러워 진다는 의미이다. 물론 남자 유학생들은 한국에 한달 나갔다가 선부터 시작해서 결혼까지 속전속결로 진행해서 와이푸를 데려 오는 것이 가능하니, 그냥 공부에만 전념해도 문제가 될 것이 없을 수도 있다... 또 여자 유학생들은 주중에는 열심히 공부하다가, 주말에는 뉴욕씨티나 워싱턴 디씨에 놀러가던지, 혹은 놀러갔을 때 소개팅에서 만나 사귀게 된 남성분들을 이타카로 오게 해서 연애를 하시는 분도 계시더라. 주말 연애에 흥미를 못 느끼는 분들에게는 또 나처럼 non-Korean을 사귀는 것도 차선책이라 하겠다 (요즘은 또 많기도 많아요 ^_^). 이렇기에 연애라는 화두에 있어서, 금욕의 길로 입문해야하는 도시라기 보다는 이전과는 다른 연애 전략이 요구되는 도시? 쯤으로 설명하면 그게 더 정확할 것 같다. 

꼬리.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개인적인 견해들이므로 나와 달리 생각하시는 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냥 코넬에서 1년 3개월을 지내며 메릴랜드와 비교한 내 코넬 만상들을 나열해보았다. 나한테 코넬 대학원에 대해서 물어보신 분들 최종 학교 결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이었는지 궁금하다. 

사진. 코넬의 유명한 종탑이다. 1970년 영화, 하버드생과 백혈병에 걸린 여학생의 사랑을 다룬 "러브 스토리"란 영화를 사실은 눈이 하염없이 쏟아지는 어느 겨울 코넬 캠퍼스에서 찍었다고 한다. 그 영화에 나오는 종탑이다. 눈보라에 둘러쌓인 종탑은 참으로 운치가 있다.

추가정보1 - 코넬 재정 경기가 어려울 때 사립 학교들은 대학원생 펀드 사정이 공립학교보다 상대적으로 좋을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주정부로부터 돈을 받는 것이 아니고, 여러 사립 재단에서 돈이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미국 도처에 널려 있는 코넬 alumni 들에게 기부를 부탁할 수도 있고 여차저차 돈 때문에 크게 어려워하는 것 같지는 않다. 일례로, 돈이 없었더라면 재작년 모든 공립학교가 허리가 휘어청거려 신규 채용은 커녕 직원 삭감의 칼자루를 휘두루고 있을 때, 우리 지도교수 와이푸 채용을 어떻게 했겠는가? (그 덕에 우리 교수도 공립대에서 훔쳐온 격이라는 것.. 돈이 많으니 다른 공립대가 어려워할 때 뭘 못 뺏어오겠는가.....)

덧글

  • Sang 2010/03/21 03:32 # 답글

    인지도면에 있어서만큼은 확실히 그래요. 전 어른들이 간혹물어볼대, "메릴랜드있습니다"하면 아무도 모르세요. 그래서 "그 유명한 존스홉킨스'옆' 학교에 있습니다." 하면 "아아~"하시더군요(.....)
  • 몽키 2010/03/22 02:14 #

    제 주변 분들은 존스 홉킨스도 모르시던데요.. ㅋㅋㅋ 그냥 워싱턴 디씨 근교에 있는 학교에 다닙니다.. 라고 말씀드리지요..
  • 베이글 2010/03/21 08:35 # 답글

    전 예전부터 코넬이 왠지 우리나라로 하면 고려대 같다고 생각했어요. 학교 티셔츠 같은 기념품에 호랑이랑 빨간색으로 글씨가 쓰여져 있어서요. (...) 미드 오피스 US에서도 앤디가 코넬 출신인데 학교에 대해 강한 자부심 보이는 것도 좀 고려대 출신과 비슷하다는 느낌 받았고요. ^^;; 정말로 같은 학교 출신끼리 끈끈하다고 하니까 (몽키님은 서강대나 연세대를 말씀하셨지만) 고려대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
  • paul898 2010/03/21 08:51 # 삭제

    에이 고려대는 프린스턴 이랑 더 비슷하죠 예일이 연세 그리고 하버드가 서울 비슷
  • 헐.. 2011/08/02 15:51 # 삭제

    이건 먼가 모르게 ㅋㅋㅋ 코넬을 아래루 보는 느낌...고려대는 먼가 농촌느낌이구 프린스턴은 프레피같은데.....옛날얘기이긴 하지만
  • 2010/03/21 08:4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몽키 2010/03/21 08:56 #

    답글을 본문 끝에 붙였습니당.. 학과 별로 굉장히 다른데, 제가 혹시 그 학과 사정에 대해서 알게 되면 알려드릴께요.. (근데 이런 정보는 사실 또 교수별로 굉장히 다르고 해서 내부통이 아니면 알기가 어려버요..)
  • 베이글 2010/03/21 08:59 #

    와~ 꼭지 붙여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죠.. 재정정보 알기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제가 있는 학교는 사립인데도 왜 돈 없다고 죽는 소리를 하는 것인지 ㅋㅋ 얘기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 몽키 2010/03/21 09:01 #

    메릴랜드 전체 메일로는 "누구 짤림, 어디 재정 삭감" 등등 메일을 허구헌날 받는데, 코넬 전체 메일로 그런 메일을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어요. 오히려 "우울하면 극단의 조치를 취하지 말고 여기여기에 꼭 전화를 하세요" 같은 메일을 매일 받는데 귀찮아 죽겠다눙..
  • 아따따 2010/03/21 09:31 # 삭제 답글

    코넬에 서강대 생이 많이 있나요? 저도 서강대 생인데 궁금해서요.
  • 몽키 2010/03/21 09:38 #

    잘 모르겠는데요.. 선후배간의 끈끈한 학풍이 서강대와 비슷하다는 얘기였습니다..
  • 1 2010/07/13 13:08 # 삭제

    코넬에는 고대생이 많더라구요....왠지는 모르지만..물어보면 대부분 고대생.
  • 체리파플 2010/03/21 11:02 # 삭제 답글

    저도 가고싶네요 ^_^
    하지만...
    학비가 너무 비싸요
  • 몽키 2010/03/21 12:19 #

    코넬 학비를 자비로 내려면 집 한채가 홀라당 날라가죵.. 흠..
  • 체리파플 2010/05/28 21:41 # 삭제

    정말요???
    대학원인데도요? 헐;;;;;;;
    사립하고 주립하고 대학원인데도 학비차이가 많이난가요???
    오늘 미국에서 유학갔다오신 교수님께 미국대학에 대해서 들었어요ㅋㅋ
    시카고대는 백인과흑인이 사는 동네로 갈라졌있는데 흑인이사는 곳에 대학이 위치해 있다나요. ^_^
    교수님이 하시는 말씀이 미국에 3000개 정도의 대학이 있는데 300개 중에 한 군데를 다녀야지 유학갔다왔다고 말할 수 있는거라고 하시더라구요;
    유학가는데 대학레벨도 고려해봐야 겠네요..
  • 2010/03/22 02:3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몽키 2010/03/22 02:45 #

    수식어가 잘못 붙어 있었군여. 지적해주셔서 감사해요..
  • 루아 2010/03/22 03:49 # 답글

    아아 맞아요... 구독하고 있는 scholarly journal 수는 지명도와 돈에 비례하는 듯. 재료가 좋아야 좋은 논문이 나오는 건 자명하달까요.
  • 2010/03/22 07:14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에타 2010/03/22 13:26 # 답글

    그렇군요- 저도 유니버시티 가고 싶어요 ㅠ 제가 있는 곳은 정말 남자들의 무덤 ㅠㅠ 제 남은 20대 인생이 여기서 날라갈것을 생각하니 잠이 안옵니다;;
  • 이은주 2012/05/10 08:55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코넬 대학원 검색하다가 이 글 보고 깜짝 놀라서 댓글 달아요! 저도 매릴랜드 칼리지파크 다니거든요!! 전 통계학 전공중인데 대학원 가고 싶어서 여기 저기 알아 보고 있었거든요, 공부를 썩 잘하지 못해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ㅋ 여튼 너무너무 반갑습니다!
  • 주현 2016/02/01 10:18 # 삭제 답글

    코넬 대학원에 입학하게 된다면
    몇년 과정인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ㅎ
  • 주현 2016/02/01 10:18 # 삭제 답글

    코넬 대학원에 입학하게 된다면
    몇년 과정인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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